캘버리를 향해 걷는 100시간
당신을 사랑할때 그 불안이 내겐 평화였다
2025-04-14 ~ 2025-04-18
KPC 달리아 블랙 | PC 단델리온 화이트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 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것은 위험합니다.

그곳의 좌표는 xxx.xxx.xxx. 다시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2020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일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kpc는 이 절망적인 세상속에서 서로를 의지해가며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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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아.
연합정부 소속 안전지대에서, 이 방송을 듣고 있을 생존자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여러분은, 파이로젠 바이러스, 통칭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생존한, 인류의 희망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생존자 여러분은 아직 좀비가 되지 않은 ‘감염자’를 보실 경우 속히 처단해 주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곳의 좌표는 xxx.xxx.xxx.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그곳의 좌표는 xxx.xxx.xxx.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
당신은 몇 번도 더 들은 라디오의 방송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쉬어가기로 한 폐공장의 창고 한 구석은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벽 꼭대기에 위치한 환풍구에서 정오의 햇빛이 비치고,
당신의 옆에선 달리아가 고단한 얼굴로 잠들어 있습니다.
2020년 10월 27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 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는 곧 좀비들에게서 몇 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바이러스는 체액으로 전파되며 대표적인 감염경로는 좀비에게 물리는 것이다.
둘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24시간 안에 좀비로 변한다.
그 증거로 완전히 좀비가 된다면 눈동자의 동공이 희뿌옇게 탁해진다.
셋째. 좀비는 시력이 퇴화하지만 청력이 발달해, 빛이 없는 밤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부는 힘을 잃고, 집단 자살이 성행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멸망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인간은 생존할 길을 찾기 마련입니다.
좀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합정부가 설립되었고,
이 기관은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1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달리아는 이 절망적인 세상 속에서 서로를 의지해가며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잠든 달리아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달리아의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GM:듣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듣기
기준치:75/37/15
굴림: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당신은 달리아가 중얼거리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았습니다.
뭘 약속한다는 걸까요, 달리아의 표정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잠든 달리아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달리아 블랙:... 헉, 아,으...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깨어난 달리아는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다, 얼마 후 가까스로 진정합니다.
단델리온 화이트:달. (팔로 상체를 끌어당겨 몸에 기대게 만들고 진정할 때까지 내버려 둔다.) 악몽?
달리아 블랙:(네게 기대어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하다 겨우 진정된 듯 너를 살짝 밀어낸다.) 그래.
... 지금이 몇 시지?
달리아는 당신에게 대뜸 시간을 묻습니다.
지금 시간은 아침 11시 48분, 곧 정오가 될 시간이네요.
달리아는 손목시계를 확인한 후 당신에게 말합니다.
달리아 블랙:교대야. 눈 좀 붙여.
단델리온 화이트:아슬하게 굿모닝이군. 아직 안 졸린데?
달리아 블랙:자라니까. 지금 쉬어야 밤에 또 이동하지.
달리아는 강제로 당신을 눕히고선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여정의 피로 때문일까요.
당신은 금세 잠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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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 블랙:언제까지 잘 거야? 이제 그만 일어나.
당신은 달리아의 손길에 눈을 뜹니다.
눈을 뜨자 보이는 환풍구 너머의 하늘은 뉘엿하게 해가 지고 있습니다.
곧 좀비들은 활동을 멈출 테지요.
당신과 달리아는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창고를 떠납니다.
어둠이 깔리고 달빛이 내려앉고, 넓은 공장 부지는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따금 이 공장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좀비들이 앞을 보지 못한 채 목적 없이 배회하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과 달리아는 숨을 죽인 채 살금살금, 폐공장 지대를 빠져나옵니다.
GM:행운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기준치:85/42/17
굴림:58
판정결과:Regular
당신이 한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턱, 하고 달리아가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달리아의 손짓에 따라 땅바닥을 내려다보니 당신의 발아래에 빈 과자봉지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달리아 블랙:운이 좋았지?
단델리온 화이트:이건 운보다는 주의력이겠군. 조심하지.
달리아 블랙:계속 이동하지. 지체할 시간이 없어.
당신과 달리아는 지도를 보고, 언제나와 같은, 긴 여정길을 걷습니다.
뻥 뚫린 흙길과 초원은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합니다.
오늘은 달이 밝아 다른 조명 없이도 길이 잘 보입니다.
달리아 블랙:오늘은 밝아서 좋네. 안 그래?
단델리온 화이트:손전등을 아끼겠어. 손에 번거롭게 무얼 들 필요도 없고. 앞에 봐.
달리아 블랙:음? 저기 저쪽에 마을인 것 같은데.
당신들이 걷는 도로가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바뀌고 난 얼마 후,
[ 이스트 베일에 어서 오세요 ], 라고 적힌 핏자국이 말라 붙어있는 간판이 새벽 어스름 너머로 보입니다.
달리아 블랙:곧 동이 틀 테니… 이 마을에서 쉬어가야 하나.
뭐든 밖에서 자는 것보단 낫겠지.
단델리온 화이트:빈 집을 찾아보지. 시끄럽게 굴지 않도록 주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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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달리아는 마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한때 주민들이 살았을 마을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있습니다.
이젠 사람이 살지 않을 빈 주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고,
거리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시체 덩어리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습니다.
당신과 달리아는 이따금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거리들을 걷다,
주변에 좀비들이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저 집이라면 좀비들과 싸우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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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달리아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범한 단독주택의 가정집 안은 이미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거실이었을 공간에 널브러진 [ 도끼 ] 와 세 개의 방, 그리고 [ 주방 ] 이 보입니다.
단델리온 화이트:(혹, 미처 인지하지 못 한 좀비가 있을 것을 미연에 방지코자 말보다는 손짓으로 도끼를 가리키고 집어 들어 살핀다. 무기는 많으니 굳이 챙겨갈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했다.)
꽤나 큼직한 손도끼입니다.
평소라면 나무를 다듬는 데나 쓰였겠지만 세상이 망해버린 지금은 그 쓰임새가 좀 달랐겠지요.
도끼날과 손잡이엔 핏자국이 검붉게 말라붙어 있습니다.
단델리온 화이트:(몇 번 휘두르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난다. 난 검이 좀 더 맞아. 입모양으로 벙긋대고 내려놓은 뒤 주방쪽으로 향했다. 선반을 뒤적거리고, 냉장고를 열어 보고. 남은 식량이 없나 살핀다.)
냉장고는 텅 비어있고, 검게 변한 핏자국으로 더러워진 식탁과 조리대 위에는 식칼과 쇠톱이 놓여 있습니다.
쇠톱의 날 사이사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점들이 굳은 피와 엉겨 붙어있습니다.
주방 구석에 놓인 큼직한 검은 쓰레기통에선 악취가 풍겨오네요.
달리아 블랙:(여기도 글러먹었군. 네가 내려놓은 도끼를 잠시 바라보다 남은 식량을 떠올린다.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지? 다른 집을 더 돌아다니기도 애매한데.)
(손으로 닫혀있는 방들을 가리킨다. 일단 조사해서 나쁠 건 없잖아, 그렇지?)
단델리온 화이트:(고개를 가볍게 끄덕인다. 우선 거실과 붙어 있던 첫번째 방의 손잡이를 쥔다. 잠겨 있나? 조심스럽게 달각달각.)
문이 부드럽게 열립니다.
이 방은 서재로 쓰던 방인 모양입니다.
한쪽 벽면을 [ 책장 ] 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반대편에 [ 책상 ] 이 놓여있는 아담한 구조입니다.
단델리온 화이트:(칼 위에 손을 얹었다가 아무것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몸에 힘을 푼다. 손끝으로 책장을 훑고 책등을 끄집어내는 등 하나씩 시선으로 넘겨 읽는다. 쓸만한 건 없어 보이는데. 이런 게 불쏘시개로는 유용하지.)
책을 보고 도로 꽂아놓지 않아 드문드문 책장이 비어있습니다.
책들은 주로 생물학에 관한 책인 걸 보아 집에 살던 사람의 전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책꽂이를 돌아보던 와중 그중 반쯤 덜 꽂힌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염에 관하여’, ‘정신이상 행동론’ 등...
이런 책은 왜 읽은 걸까요.
단델리온 화이트:(특이한 취향이군. 섣부른 생각이지만 마치 이 사태에 대해서 연구라도 해 보려던 것 같은 목록이다. 뭐, 보통 다들 그런 소설 한 번씩 읽지 않나. 책을 내려놓고 책상 위의 먼지를 슥 닦는다.)
한쪽 벽에 딸려있는 작은 책상 위에는 작은 보라색 향초와 [메모 패드], [액자]가 놓여 있습니다.
메모패드는 작성된 지 꽤 오래 되었는지 먼지가 쌓여 있네요.
단델리온 화이트:(종이가 많은 곳에 향초라? 불 지르기 참 쉽군. 메모패드를 집어 먼지를 툭툭 털고 읽어 본다.)
낡은 메모패드에는 구겨진 종이뭉치들이 껴 있습니다.
전에 이 집에 살던 사람이 작성하였던 것 같네요.
종이뭉치 곳곳에는 피로 보이는 얼룩이 묻어 있습니다
GM:자료조사 혹은 관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83
판정결과:실패
(행운 3 차감하겠습니다.)
이건,
이 집에 살던 생존자의 마지막 기록인 것 같습니다.
곳곳에 묻은 얼룩으로 읽기 힘들었지만 드문드문 멀쩡한 페이지 들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GM:핸드아웃, 메모패드 공개.
단델리온 화이트:(메모를 내려놓는다.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법 있다. 이걸 보니 아까 책장의 책의 존재 이유가 이해되는 것도 같고. 시선은 어느새 책상 위의 액자로 향한다.)
당신은 액자를 들어 사진을 보았습니다.
이 집에 살았을 가족들의 사진입니다.
사진 속에는 젊은 부부와 두 아이가 행복하게 웃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
달리아 블랙:(네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책상 서랍을 뒤지다 깔끔한 펜을 하나 집어들고선 당신에게 보인다.) 뭐, 적어도 이거 하나는 건졌네.
단델리온 화이트:이 좀비가 근처에 있을 지도 몰라. 조심하는 걸로 하지. (이 시기에 챙길 동정심이 어디 있는가? 산 사람은 살아야 하고, 죽은 사람은 애도에서 그쳐야 한다. 그마저도 누릴 수 있는 행운아는 몇 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아이일 것 같은데. 아닐 가능성도 염두에 둬.
달리아 블랙:그 사진에 있는 가족 전원일 수도 있겠지. (손깍지를 낀 채로 팔을 쭈욱 늘리며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지금 몸을 풀어둬서 나쁠 건 없겠지.) 적어도 그 메모를 보면 아무도 버리지 못한 것 같으니.
이 집을 전부 확인하기 전까진 쉬지도 못하겠네.
단델리온 화이트:(한쪽 팔을 뻗고 어깨를 눌러 근육을 이완한다. 칼잡이가 몸이 굳어서 쓰나.) 그래서 말인데. 내가 저렇게 되면 단번에 죽이도록 해. 미련 가질 거 없이.
달리아 블랙:싫다면? (문에 등을 기댄다. 안쪽으로 열리는 문이니... 잠시 숨을 돌리기엔 괜찮겠지. 손목과 어깨를 부드럽게 돌리다... 곧 시선을 액자에 둔다.) 우리도 저런 걸 하나 만들어둘 걸 그랬나.
단델리온 화이트:괜한 미련만 늘지. 버리고 가. (거추장스럽게 걸리는 소매를 팔까지 걷어올리고 손을 목에 얹은 채 우드득 돌린다. 음, 잠을 조금 불편하게 잤던가.)
달리아 블랙:목줄 달아서 끌고 다닐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시선은 계속 액자에 있다. 지금이야 이렇게 아쉽지만, 이런 일이 있기 전이라면... 절대 안 들고 다니지. 미쳤다고 약점을 노출하겠어.) 싫으면 관리 잘해.
단델리온 화이트:네가 날 제압할 수 없을걸. 죽이는 게 빨라. (네 생각이 정말 그렇다면... 감염된 사실을 확인한 즉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빠르겠군. 생각을 천천히 흘려보내면서 마저 근육을 당긴다.) 제압을 위해서는 곱절의 실력 차이가 필요하다고 하잖나.
달리아 블랙:네가 멀쩡한 상태라고 가정한다면 그렇겠지. (여기까지 말했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나 하고 있으려나. 썩 유쾌한 모습은 아니겠어.) 뭐, 네가 그런 상태가 됐다면 나도 멀쩡하진 않겠지.
양쪽 다 그렇게 된다면... 남은 시간 동안 데이트나 할까? 어차피 그것들은 감염자를 취급하지도 않잖아.
단델리온 화이트:하여간 고집이 참 세. (하기야, 이 희망 없는 세계에 혼자 살아남아 뭘 하겠는가? 이 전 집 주인 또한 같은 심정이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또 됐다. 만일 감염된 게 제가 아닌 그라면 저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때까지는 모르는 일이 되겠다.) 유혈과 폭력이 낭자한 19금 데이트? 아, 선정성 등급은 아니고. 폭력성.
달리아 블랙:그 점을 좋아하잖나. (우리가 나란히 감염된다면, 그건 오히려 희망적인 가정이긴 하겠네. 모든 비극은 서로의 차이에서 발생하니까. 그게 수명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그래, 선정성은 빼야지. 아무리 끝이라도 비위생적인 건 싫잖아.
단델리온 화이트:둘 다 감염되면, 그래... 주변 신경 안 쓰고 힘 닿는 만큼 썰어버리는 걸로 하지. 어차피 좀비가 감염자를 신경쓰지는 않는다잖나. 검증도 안 된 일방적인 가설일 뿐이라고 한들. (끝을 얘기하는 목소리가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에 체념했다기보다는 메마르고 현실적이다. 살고자 하는 욕망이 사실 그리 큰 것도 아니고. 그러나 상대가 여즉 살아있으니, 저도 그래야겠다는 것 뿐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녀석을 혼자 둘 수야 없는 일이고.)
달리아 블랙:(삶에 대한 의지가 그리 크지 않은 너와는 달리, 자신은 어떻게든 살아남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은은하게 불태우는 중이었다. 그래, 이 모든 것은... '같이' 살아남기 위한 행동이라고 정의해도 되겠지. 내 삶은 언제나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과정이었으니.) 지금처럼 숨죽이지 않고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최후라면... 제법 즐거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어.
수다는 그만 떨고 다음 방이나 확인하지. 이러다 해가 뜨면 곤란하잖나.
단델리온 화이트:(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좀비의 존재 확률이 올라간 만큼 무장을 늦추지 않고 두 번째 방으로 향한다. 여기가 서재라면 높은 확률로 침실이겠군. 아이들이 되었든, 그 부모가 되었든. 손잡이에 손을 얹고 조심스럽게 힘을 준다.)
방문이 뻑뻑하게 닫힌 게 잘 열리지 않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고 문이 열리자….
… 방안의 좀비들이 일제히, 당신을 쳐다봅니다.
아, 아까 가족사진에서 본 그 일가족이요.
GM:민첩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1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좀비들이 당신을 덮치기 전 당신은 황급히 문을 닫았습니다.
기괴한 울음소리가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옵니다.
달리아 블랙:이 방문은 잠가놔야겠네.
당신과 달리아는 서재에서 의자를 가져와 문고리 사이에 비스듬히 세워놓았습니다.
문 틈새에서 좀비들의 기괴한 소리가 새어 나가다 곧 끊깁니다.
이걸로 당분간은 안심이겠죠.
단델리온 화이트:농담 삼아 담은 말이 현실이 될 뻔했어.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남은 방으로 향한다.)
달리아 블랙:침입자가 없다면 저걸로 끝이겠군.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단델리온 화이트:그런 말은 흔히 플래그라고 부르지. (세 번째 방문 손잡이에 무게를 준다.)
다른 방보다 비교적 깔끔한 이 방은 침실입니다.
옷가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옷장과,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침대에서 잘 수 있겠어요.
당신과 달리아는 방의 문을 단단하게 잠그고 간단하게 짐을 푼 후 침대에 나란히 누웠습니다.
달리아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며 당신에게 말합니다.
달리아 블랙:어제는 내가 먼저 잤으니… 오늘은 네 차례지. 먼저 자.
단델리온 화이트:일어난 지 12시간도 안 됐어. 논리가 이상하지 않나? 어제도 네가 먼저 잤으니 오늘도 네가 먼저 자.
달리아 블랙:난 아직 안 졸리니까 하는 소리지. 둘 다 깨어있으면 손해잖아? 당장 남은 수면제도 없는데.
졸리기 시작하면 그게 몇 시든 깨울 테니 먼저 좀 자지 그래.
단델리온 화이트:무슨 하고 싶은 일이 있길래 먼저 재우려 드나. 하여튼.... 졸리면 깨워. 일단 잠은 청해볼 테니. (등을 푹 기대 눕는다. 먼지 냄새가 났다.)
잘자, 라고 말하는 달리아의 표정은 어딘가 지쳐 보입니다.
당신은 달리아에게 뭔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오랜만에 눕는 푹신한 침대에 금세 잠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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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창 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눈을 떴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더할 나위 없이 개운한 기분입니다.
GM:체력 1 회복.
창밖을 보니 노을 지는 하늘이 붉습니다.
분명 눈을 감을 땐 동이 터오던 시간이었는데.
… 그렇다는 건, 해가 떠있을 내내…
달리아는 당신을 깨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주변을 황급하게 둘러보았습니다.
달리아는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GM:관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달리아는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른 채 당신에게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깨어난 것을 보고 달리아는 작성하고 있는 노트를 자연스레 감춥니다.
달리아 블랙:뭐야, 언제 깼어?
단델리온 화이트:방금. (하아암. 쭉 기지개를 켜고 부스스한 머리칼을 흩는다. 훔쳐볼 생각은 없으니 말을 삼갔다.) 왜 안 깨우지. 이제 네가 잘 차례야.
달리아 블랙:깨워도 안 일어난 게 누군데. 네가 이러는 건 처음 아닌가? 아무리 너라도 꽤 고단했나 봐. (짐을 대강 정리하고선 밖을 내다본다. 곧 해가 지겠군.) 나도 문단속 확실히 하고 좀 잤어. 눈치 없이 찾아온 불면증 때문에 일찍 깨긴 했지만. 젠장, 술이라도 좀 있으면 좋았을 텐데...
(신경질적으로 엉킨 머리를 빗어내리다 한갈래로 묶고선 가볍게 몸을 푼다.) 나갈 준비해. 지체할 시간 없어.
단델리온 화이트:(식량이 떨어져가고 있기도 하고, 언제 어떻게 식량을 구비할 수 있을지 모르니 조바심이 나는 것은 이해했다. 그러나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다소 의아하다. 군말 없이 장비를 챙기고 나갈 채비를 하면서도, 소리없이 행동으로 의문을 표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여기서 더 쉬었다 갈 순 없는 노릇입니다.
하루빨리 안전지대로 가야하니까요.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당신과 달리아는 길을 떠납니다.
길을 걷는 블럭들마다 집들 사이로 좀비들이 느릿하고 목적 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좀비들을 피해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을 거의 다 빠져나오자,
마을 외곽 즈음에 위치한 꽤나 큼직한 마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달리아 블랙:들렀다 갈까?
단델리온 화이트:네가 그토록 갈망하는 술이 있는지 정도는. 어차피 식량도 좀 구해야 하고.
달리아 블랙:내가 파트너 하나는 참 잘 뒀지.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이미 많은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빼곡히 늘어진 진열대가 휑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물건들이 올려진 [ 선반1 ], [ 선반2 ], 그리고 한쪽 벽으론 [ 창고 ] 라 써진 팻말이 보입니다.
단델리온 화이트:(우선은 첫번째 선반부터 살핀다. 창고는 물류가 있을 확률이 높지만, 퇴로가 애매하니.... 약간의 걱정이 앞선다. 근처의 무언가를 건드려 엎는 소리라도 나지 않게 조심히 탐색한다.
장난감 코너입니다.
곰인형, 유니콘 인형, 비비탄 총….
당신은 인형들을 둘러보다 [노래하는 곰돌이]라는 태그가 붙은 인형을 발견합니다.
단델리온 화이트:(이거 건들면 안 될 것 같은데. 방치된 지 족히 1년은 넘었겠지만, 모르는 일이다. 건들지는 않고 눈으로만 노려본다.)
달리아 블랙:뭘 그렇게 봐?
당신의 뒤에서 뻗어나온 손이 인형을 움켜쥐고,
인형의 등 뒤에 달린 버튼이 눌리자…
어둡고 고요한 매장 안에 동요가 울려 퍼집니다.
달리아는 황급히 인형의 버튼을 눌러 노래를 껐습니다.
주변에 좀비가 없는 것이 다행이에요.
달리아는 인형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인형과 건전지를 분리해 주머니와 가방에 각각 챙겨넣습니다.
단델리온 화이트:너한테 할 말이 참 많은데. (정말 순도 100%의 한심한 눈.) 하... ... .... 아니다. 됐다. (바로 옆 선반으로 넘어간다.)
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들이 있던 선반입니다.
생존자들이 다녀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빼곡했을 선반이 휑합니다.
드문드문 있는 것들도 쓰레기들이에요.
GM:행운 판정.
달리아 블랙:
기준치:60/30/12
굴림:2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단델리온 화이트:
기준치:82/41/16
굴림:96
판정결과:실패
달리아는 쓰레기더미들을 빤히 바라보더니…
곧 멀쩡한 참치캔 하나를 발견해냅니다.
운이 좋네요!
달리아 블랙:고작 이거 하나라니,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단델리온 화이트:오늘은 행운의 신이 내 편이 아닌 모양이야. (아까 그 큰 소리가 울려퍼졌는데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창고에 누군가 없을 확률이 조금 더 높을까. 그래도 여전히 칼자루에 손을 얹고 창고 쪽으로 향한다. 자물쇠로 잠겨 있나? 살폈다.)
창고라고 팻말이 쓰여 있는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잠겨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당신은 지난번 들린 집에서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야 할까요?
GM:듣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듣기
기준치:75/37/15
굴림:10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당신은 돌연 불쾌하고 익숙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 이 소리는 좀비가 내는 소리입니다.
소리는, 마트 안의 창고에서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들어보니 좀비 하나가 내는 소리 같습니다.
이 정도라면 해볼 만할지도 몰라요.
당신과 달리아는 숨을 죽이고 창고 문을 노려보았습니다.
짧은 눈빛 교환을 주고받은 후 당신은 끼익, 하고 창고 문을 열었습니다.
창고 문이 열리자 좀비의 희뿌연 눈이,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고 문의 입구를 향합니다.
이윽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옵니다.
GM:전투 개시.
전원 민첩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41
판정결과:Regular
달리아 블랙:
민첩
기준치:70/35/14
굴림:1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좀비:
민첩
기준치:50/25/10
굴림:41
판정결과:Regular
GM:달리아>단델>좀비 순으로 진행.
달리아의 턴.
달리아 블랙:그래도 하나뿐이네. 금방 처리할 수 있겠어. (손에 쥔 파이프를 크게 휘두른다.)
쇠파이프
기준치:75/37/15
굴림:2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6
GM:단델의 턴.
단델리온 화이트:플래그 좀 그만 쌓아. (칼자루를 단단하게 쥐고, 칼집에서 빼내면서 목을 노려 직선으로 긋는다.)
도검
기준치:80/40/16
굴림:80
판정결과:Regular
피해:11
GM:전투 종료.
당신과 달리아는 좀비가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썩은 살점과 피가 사방에 튀어 흘러내립니다.
GM:이성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96
판정결과:실패
달리아 블랙: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98
판정결과:대실패
GM:전원 이성 1 감소.
처참히 짓뭉개진 좀비의 시체를 뒤로 하고 당신은 창고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널찍한 창고에서 그나마 멀쩡한 [ 상자1 ], [ 상자2 ], [ 상자3 ] 을 발견합니다.
단델리온 화이트:불쾌해. (미간을 찌푸리고 조금 돌아서 상자 쪽으로 향한다.) 이러니 꼭 파밍 같군. (상자를 여는 꼴이 꼭. 맨 앞의 상자를 열어 본다.)
유행이 지난 옷들을 무더기로 세일할 때 쓰였던 상자인가 봅니다.
상의, 겉옷, 바지, 속옷, 양말 등…
당신과 달리아의 몸에 맞는 옷들도 있었습니다.
몇 달째 입고 다니던 누더기 같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GM:이성 1 회복.
단델리온 화이트:(쓸만한 옷을 건져서 제게 약간 작은 것들은 파트너에게 건네고 큰 것들은 제가 챙겨 그 자리에서 갈아입는다. 불쾌한 피도 튀었고. 나쁘지 않다. 다 갈아입은 후에는 옆 상자를 열어 본다.)
상자 안을 열어보자 단백질 바 한 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면 족히 몇 주를 먹을 수 있을 거예요.
창고를 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델리온 화이트:성과도 있고. (주섬주섬 챙긴다. 다음 식량이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욕심을 끊기는 커녕 싹 쓸어모은다. 마지막 상자도 슬쩍 끌어당겼다. 단백질 바 하나는 까서 파트너에게 주고서.)
달리아 블랙:그러게. (제 손에 들린 단백질 바를 입에 물고선 쓸만한 물품이 더 없는지 확인한다. 상자는 네가 마저 확인하겠지.)
단델리온 화이트:(달각. 뚜껑을 손으로 잡아당겨 열었다.)
마지막 상자에는...
누군가에겐 정말 절실했을… 술병들이 들어있습니다.
와인이에요.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와인이지만 이 망해버린 세상에선 감지덕지일 것입니다.
이 소식을 전하려 달리아를 찾던 당신은, 문득 주변이 조용하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자 달리아가 죽은 좀비의 시체를 뒤지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달리아 블랙:이거 봐, 단델. (죽은 좀비의 시체를 뒤지는 듯싶더니… 곧 허리춤에서 권총을 분리해 네게 보여준다.) 쓸만한 게 나왔어.
이 좀비는 살아생전 마트의 보안요원이었나 봅니다.
달리아는 좀비의 뒷주머니에서 꺼낸 권총을 들고 있습니다.
총을 살펴보던 달리아는 자신의 외투 안쪽에 총을 집어넣습니다.
달리아 블랙:소음기도 없는 놈이라 쓸 일이 있을까 싶긴 한데… 그래도 있어서 나쁠 건 없겠지.
그래서, 그 안에는 쓸만한 게 좀 있나?
단델리온 화이트:그걸 만지고 싶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총은 소리가 지나치게 큰데. 아, 이쪽에 네 애인이 있다고 알려주려던 참이었지. (와인 병목을 집어들고 살짝 흔든다. 보관 상태도 별로고, 퀄리티도 낮겠지만 그거라도 그에게는 어디겠는가.)
달리아 블랙:뭐? 어디 좀 봐. (네가 든 와인병을 보고서는 성큼 다가와 병을 살핀다.) 싸구려긴 하지만... 시기가 맞물리니 충분히 사랑스러워 보이는군.
수확이 좋은데.
단델리온 화이트:그 불쾌한 꼴을 봤는데 이정도는 보상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마치 누가 안배라도 해둔 것처럼 딱 필요한 것만 주는 건 좀 기분이 묘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사랑해주진 말고. 만취하면 곤란해.
달리아 블랙:잠이 올 정도로만 마실 테니 걱정 말고. (와인을 챙겨넣고선 즐겁다는 얼굴로 너를 바라본다.) 혹시 질투라도 하시나? 그건 좀 곤란한데.
단델리온 화이트:와인이라는 새사랑에 푹 빠지면 난 거들떠도 안 보니 원. (짐짓 슬픈 표정을 지어낸다. 이내 손으로 무릎을 받쳐 일어나고 툭툭 정리했다.) 여기서 하루 보낼 건 아니지?
달리아 블랙:간만에 재회한 내 사랑인데, 좀 봐주지. (총기와 쇠파이프의 상태를 점검하고선 가볍게 몸을 푼다.) 그래, 슬슬 나가야지. 시간이 꽤 끌렸어.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트 밖으로 나오니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좀비와 싸우고, 이것저것 챙기느라 시간을 꽤나 지체한 모양이에요.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달리아가 말을 꺼냅니다.
달리아 블랙:(지도를 가만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까딱이며 조금은 갈라지는 목소리를 낸다.) 이 앞으로는 계속 도로라 좀비가 적을 텐데, 앞으로는 낮에도 이동하는 게 어때? 우연히 마주치는 몇 정도는 처리하면 되는 문제니까.
지금 우리 상태를 생각하면 좀 무리하더라도 서두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GM:관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92
판정결과:실패
달리아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
하루 빨리라도 안전지대로 향하고 싶나 봅니다.
하긴, 누구라도 이런 생활을 지속하고 싶진 않겠죠.
당신은 달리아와 짐을 챙겨 동이 터오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숨을 죽여 이동하며,
드디어 마을을 벗어나 고속도로가 나왔습니다.
…. 해가 이렇게 떠있을 때 이동한 건 정말로 오랜만이에요.
머리 위로 작열하는 태양이 뜨겁습니다.
정오가 가까워지는 듯 길게 늘어졌던 그림자가 점점 짧아집니다.
…… 얼마나 길을 걸었을까요, 비로소 달리아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달리아 블랙:… 하아. 내가 제안한 거지만… 낮에 이동하려니 좀 까다로운게 아니네. 저기서 좀 쉬다가지?
달리아의 손가락을 따라가면, 저 멀리 도로 위에 [주유소]가 보입니다.
관리인 한두 명을 둔 작은 무인 주유소였나 봅니다.
근근 널브러진 시체들은 보이지만 좀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잠깐이라도 쉬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당신과 달리아는 주유소를 둘러보았습니다.
무인으로 사용할 수 있는 [ 주유기 ] 몇 대, 그 옆에는 [ 자판기 ] 와 주유소에 딸린 작은 [ 사무실 ] 이 보입니다.
단델리온 화이트:차가 있으면 어그로가 끌릴까? (편하고 좋긴 할 텐데. 일단 바로 근처에 있는 자판기를 만지작댄다. 관리야 안 되어 있을 테고.)
달리아 블랙:아무래도 엔진 소리가 있으니. (자판기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남은 게 좀 있으려나.)
이미 생존자들이 자판기를 뜯어서 내용물을 다 가져갔는지,
깨지고 망가진 자판기는 텅 비어있습니다.
GM:관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3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당신은 자판기의 부품들과 쓰레기들 더미에서 생수 한 병을 발견했습니다.
깊숙이 있어서 보이지 않았나 봐요.
단델리온 화이트:(생수 한 병을 쟁이고 주유기 쪽으로 향한다. 불이라도 붙으면 아주 환상적이겠는걸. 혹은, 정말 그렇게 써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긴급상황의 경우겠지만서도.)
평범한 주유기입니다.
당신이 기름을 챙겨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턱, 하고 피투성이인 손 하나가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감염자: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당신이 시체인 줄만 알았던 그는,
이미 감염된 지 몇 시간이 지난 듯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반신이 뜯어 먹혀 두 다리가 보이지 않고,
찢어진 배 아래로 근육과 장기가 드러나 보입니다.
처참한 몰골의 그 생존자, 아니, 감염자일까요.
당신의 발목을 붙잡는 손가락들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한쪽 눈은 파먹혔는지 보이지 않고, 간신히 뜬 나머지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애원합니다.
감염자:목이 너무 말라요, 물, 물 한 모금만, 제발….
그가 당신의 다리를 향해 나머지 한쪽 손도 뻗으려던 찰나,
콰직, 하고… 달리아의 신발굽이 당신에게 뻗어진 손을 무참히 짓밟습니다.
당신이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달리아는 그를 향해, 쇠파이프를 내리칩니다.
외마디 비명도 곧 그치고,
달리아의 중얼거림과 고깃덩이나 다름없는 시체를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만이 주변을 메웁니다.
달리아 블랙:죽었으면, 좀. 얌전히 죽어.
쇠파이프를 내리치는 달리아의 눈은 섬뜩하게 핏발이 서있습니다.
이젠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 수 없게 뭉개진 육신에서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튑니다.
이미 죽었을 게 분명하건만 몇 번이고 쇠파이프를 내리치는 것을 반복하던 달리아는,
이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당신을 돌아봅니다.
달리아 블랙:… 하아. 이렇게까지 흥분할 일은 아니었는데.
잠 좀 덜 잤다고 별게 다…
그 표정은 살기를 띄었던 아까와는 다르지만…
... 여전히 두 눈만은 붉게 충혈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당신이 기억하던 달리아의 모습과는 어딘가 섬뜩하고 이질적입니다.
GM:이성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7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GM:이성 감소 없음.
당신이 달리아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려는 찰나,
끼익, 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쥬드:… 와, 장난 아닌데?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반쯤 열린 사무실의 안쪽에서 한 30대 남성이 서 있습니다.
쥬드:저기, 우선 들어와서 이야기할래요? 밖은 또 언제 좀비들이 올지 모르니까.
당신과 달리아는 남자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작은 사무실이라 세 사람이 들어가니 방이 꽉 찹니다.
당신과 달리아가 짐을 풀고 자리에 앉자 남자는 자신을 소개합니다.
쥬드:이게 얼마 만에 만나는 생존자인지 모르겠네. 쥬드라고 합니다.
그쪽은?
달리아 블랙:(피곤한 듯 소파에 늘어지듯 앉아 눈앞의 남자를 본다.) 달리아.
단델리온 화이트:단델리온. (그 옆의 의자에 걸터앉고는 한숨을 푹 내쉰다. 경계는 놓지 않은 채 눈앞의 남자를 응시한다.)
쥬드:잘 부탁합니다. (넉살 좋게 웃고는 소파에 앉은 채 상체를 숙여 대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당신들도 그, 안전지대라는 캘버리 교도소로 향하는 길입니까?
생존자를 보는 건 3개월 만이라서... 말이 정리가 안 되는군요. 아무튼 반갑습니다.
단델리온 화이트:(반말과 존대 사이에서 고민을 잠시 하다가 늘어지듯 기댄 걸 시야로 흘긋 보고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뜬다.) 내 파트너가 좀 쉬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쥬드:확실히, 좀 피곤해 보이시네요. (당신의 옆에 있는,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는 보랏빛 시선을 의식한 듯, 바로 본론을 꺼낸다.)
그래서, 실례가 안 된다면... 가시는 길에 동행해도 되겠습니까? 아무래도 혼자 이동하는 것보다는 무리로 움직이는 게 생존율이 높으니까요.
단델리온 화이트:내가 댁의 무얼 믿고? 우리는 둘로 충분한데. (배낭에서 천조각을 꺼내들고 피와 살점이 묻은 검의 날을 문질러 오염물질을 닦아낸다. 나른하게 긴장을 푼 상태지만 새카만 시선만은 계속 낯선 이에게 꽂혀 있다.) 미안한 소리지만, 나는 그쪽이 우리의 발목을 잡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해.
쥬드:에이. 너무 그러지 마시고 한번 고려는,
달리아 블랙:됐어, 그냥 둬. (말을 끊고서 귀찮다는 투의 말을 던진다.) 목적지도 같은데 뭘. (말을 끝내기 무섭게 네 어깨에 기대어 긴 숨을 뱉는다. 골 울리네...)
단델리온 화이트:그래, 그러면. (곧장 날선 기세를 거두고 눈을 내리깔아 감는다. 마저 닦아내고선 휴지통에 천조각을 버리고 잿빛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정리했다.) 좀 자 둬. 오늘 불침번은 내가 하지.
달리아 블랙:끼니만 대충 때우고... 그러지. (제 머리를 정리해주는 손길이 꽤 마음에 드는 듯 눈을 길게 감았다 뜨더니 곧 가방을 정리한다.)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말을 많이 해서인지 배가 고파옵니다.
밤을 지나 낮시간에도 걸었으니 여기서 식사를 한 후 쉬어가는게 좋겠죠.
칼로리바와 참치캔, 쥬드가 꺼낸 무화과 등.
오랜만에 꽤 풍성한 식사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챙겨온 와인을 지금 마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달리아가 가방에서 와인을 꺼내자 쥬드가 눈을 빛냅니다.
쥬드:그거 와인인가요? 오, 세상에. 얼마만의 술인지.
세 사람은 사무실에서 찾은 종이컵에 와인을 따라, 가볍게 잔을 부딪치며 건배합니다.
쥬드:인류의 미래를 위해 건배.
세 사람은 음식과 와인을 나눠 마십니다.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금세 술기운이 오릅니다.
작은 만찬이 끝난 후, 당신은 짐을 치우고 소파에 기대 앉았습니다.
알코올로 흐릿해진 시야에서,
여전히 등을 돌리고 어제처럼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는 달리아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당신은 달리아에게 뭐라고 더 말을 하려 했지만 술기운에 머리가 무거운 탓에 이내 금세 잠이 듭니다.
이미지
깜빡,
잠에서 깨어나니 창밖이 어둑합니다.
머리가 아프고 숙취가 느껴지는 게 평소보다 더 오래 잔 것 같아요.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당신이 잠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는 달리아입니다.
밤새 노트에 뭔가 쓴 모양입니다.
달리아 블랙:…. 나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캘버리로 가야 해, 하루라도 빨리…
젠장.
단델리온…
머리를 감싸고서 한참을 중얼거리던 달리아는 곧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달리아 블랙:일어났나? 더 늦기 전에 출발하지.
밤은 찾아오고, 당신과 달리아, 쥬드는 길을 떠났습니다.
아스팔트 도로에 세 사람의 밤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묵묵히 길을 걷다 문득 옆에서 걷는 달리아를 돌아보니,
달리아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어제와 같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그런 달리아를 바라보는 당신의 옆으로 어느새 쥬드가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쥬드:저 친구 좀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데요.
행여 달리아가 들을라, 목소리를 낮춘 쥬드가 당신에게 속삭이며 말합니다.
쥬드:내가 이래 봬도 다른 나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금씩 배운 말이 많은데, 저 친구 말하는 걸 들어보니 라틴어, 독일어에 스페인어까지.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그 외의 언어들도 많은 거 같은 걸 보니...
완전히 미쳤거나, 아니면 한 20개 국어 정도를 하는 천재이거나. 둘 중 하나인 거 같거든.
당신은 도저히 그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달리아가 저런 언어들을 할 줄 알던 사람이던가요?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갑자기 무언가를 쓰기 시작한 것도 그렇고, 어제 주유소에서의 일도 그렇고….
이런 미쳐가는 세상에서 달리아마저도 미쳐가는 걸까요.
어느새 달리아는 당신들보다 몇 발짝 뒤쳐졌습니다.
당신의 표정을 읽기라도 한 듯 쥬드는 말합니다.
쥬드:뭐, 너무 걱정 말아요. 이런 세상에서 제정신인 게 더 신기한 거죠. 나도 당신도 어디 한구석은 미쳐 있을걸.
그러면서 그는 당신에게 자신이 여행했던 나라들의 이야기,
자신이 지금까지 생존한 이야기 등….
한참 동안 당신에게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쥬드:너무 내 이야기만 한 거 같네. 이젠 당신 이야기를 해보지 그래요?
단델리온 화이트:저 녀석이 미쳤든 미치지 않았든 간에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라. (이유? 글쎄다. 그런게 존재했고 필요했나? 그저 공기가 순환하고 물이 흐르듯 당연한 이치였다.) 내 이야긴 할 게 없어. 어려서 검을 잡고 벨 수 있는 건 베면서 자랐던 것밖에는.
쥬드:그거 꽤 굉장한 삶이네요. 어려서부터 검을 잡았다면... 꽤 있는 집 도련님이셨나? (그렇게 말하며 검을 슬쩍 바라봤다. 특히나 저런 형태의 검이라면 더 그랬을 텐데. 용케도...)
둘은 무슨 관계입니까? 어제 파트너라고 하던 것까지는 들었는데.
단델리온 화이트:도련님은 저 녀석이 더. (급하다고 말했으면서 지친 건지 뒤쳐진 이를 흘긋 뒤돌아본다. 제대로 오나 확인도 할 겸.) 어린애한테 무얼 베는 것부터 가르치는 집안이 딱히 정상은 아니지. 다만 덕분에 이렇게 도움이 됐으니 선견지명이었다고 칭찬해야 할까? (나긋하게 웃어넘긴다.) 파트너가 다른 정의도 있나? 파트너지. 오래 같이 일했어.
새벽이 가까워져 오고, 당신과 쥬드가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갑자기 털썩,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뒤를 돌아보니, 달리아가 땅에 쓰러져 있어요.
가까이 다가가 달리아를 살펴보니 온몸이 불덩이같이 뜨겁고, 힘겹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요 며칠 노트를 쓰느라 고생하더니, 결국 건강을 망치게 된 걸까요.
단델리온 화이트:내 이럴 줄 알았지. (병원도 없는데 이걸 어쩌나. 쓰러진 걸 조심스럽게 안아 지나치게 무게가 쏠리지 않게 팔을 잘 걸치고 들어올린다.) 무리한다 했어.
쥬드:이 친구를 어디에 좀 눕혀야 할 것 같은데... 건물을 찾아보죠.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 동이 트려 할 때쯤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좋든 싫든 저기서 쉬어가야 할 것 같아요.
이미지
가까이 가보니 이 곳은 초등학교였나 봅니다.
불에 타 거꾸로 뒤집힌 스쿨버스와 낡고 망가진 놀이터를 지나…
직사각형 모양의 학교 건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둑한 교실 안을 느릿하게 배회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GM:관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92
판정결과:실패
모든 교실에 좀비가 있는 것 같아요.
다른 건물을 찾아봐야 할까요?
쥬드:아, 저기. 저 교실이 빈 것 같은데요.
아, 정말 한 교실은 좀비가 없네요.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될 것 같아요.
당신과 쥬드는 창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교실의 책상들을 한데 밀어 공간을 만들고, 달리아를 눕혔습니다.
쥬드:일단 해가 뜨니까 우리도 좀 쉬죠.
당신은 달리아의 곁에 누웠습니다.
달리아의 몸은 뜨겁고, 표정을 찡그린 채 간간히 내뱉는 호흡은 불규칙합니다.
그런 달리아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속 깊숙한 곳부터 스멀스멀 불안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갑자기 달리아는 왜 아픈 걸까요.
과연 당신과 달리아는 무사히 캘버리로 갈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걱정을 껴안고 당신은 잠이 들었습니다.
이미지
달리아 블랙:단,델….
당신은 당신을 부르는 달리아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당신의 옷자락을 잡고 신음하는 달리아가 보입니다.
달리아의 몸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안 좋아진 모양입니다
단델리온 화이트:
응급처치
기준치:60/30/12
굴림:91
판정결과:실패
달리아의 몸은 불덩이 같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요.
어디가 아픈지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달리아의 신음 소리를 듣고 쥬드 역시 깨어나 달리아를 살펴보고 말합니다.
쥬드: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거 심각한데요...
GM:지능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지능
기준치:65/32/13
굴림:55
판정결과:Regular
그러고 보니 이 곳은 초등학교였죠.
양호실을 찾아가면 약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이 학교에 얼마나 많은 좀비들이 있을지 알 수 없으니,
좀비들이 당신들을 향해 달려오기 전에 빠르게 양호실 위치를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복도에 비치고,
일렬로 늘어진 교실을 지나면 [ 캐비넷 ] 과 [ 사물함 ], [ 학교약도 ]가 보입니다.
단델리온 화이트:(우선은 학교약도부터 살핀다. 나머지는 스루해도 상관이 없지 않을까? 슬쩍 주변을 살피고 약도를 확인한다.)
GM:핸드아웃 학교약도 공개.
단델리온 화이트:(구석인가. 방향과 길을 기억에 새겨 두고 캐비넷을 조심스럽게 열어 본다.)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철제 캐비넷입니다.
캐비넷을 열어보니 청소도구함으로 사용했는지 빗자루나 걸레들이 들어 있네요.
어린아이들이 사용하던 것들이라 작고 가벼워서 무기로도 사용 못 할 것 같습니다.
단델리온 화이트:(그 옆의 사물함도 연다.)
이 초등학교에 다녔을 어린이들이 썼던 사물함입니다.
몇 개를 열어보자 교과서, 리코더, 크레파스, 빈 우유갑, 먼지…
이 상황에서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들어있지 않네요.
단델리온 화이트:(다 확인했으니 양호실 쪽으로 향한다.)
당신과 쥬드는 양호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크지 않은 양호실엔 [ 환자용 침대 ] 와 [ 큰 서랍 ], [ 상자 ], [ 싱크대 ] 가 보입니다.
단델리온 화이트:(우선 환자용 침대를 한 번 살핀다. 누울 생각도 없고 눕힐 녀석도 두고 왔으니 유용할 건 없을지도.)
좀비 사태 이후 환자들을 뉘였는지 꽤나 오래되고 정돈되지 못합니다.
달리아를 여기에다 눕힐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이불이라도 가져가서 깔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GM:관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9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침대들을 살펴보던 당신은 침대 아래의 서랍에서 안 쓴 수건들을 발견합니다.
이거라면 달리아에게 물수건이라도 얹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단델리온 화이트:(수건을 챙기고 큰 서랍 쪽으로 가서 서랍을 뒤적거린다. 해열제라든가 진통제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당신은 책상 옆의 서랍을 열었습니다.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이 있지만 남은 약들이 있네요.
서랍 안에는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소염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제산제’ 등…
가지각색의 약 상자들이 들어있습니다.
단델리온 화이트:(소득이 있군. 약을 종류별로 다 챙기기로 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상자가 서랍 옆에 있는 걸 볼 수 있다. 몸체를 숙여 상자를 열어본다.)
책상 밑의 큼직한 상자를 열자 붕대와 소독솜, 소독약 등이 들어 있습니다.
전부 챙겨가긴 어렵겠지만 언젠간 쓸모가 있을 것 같아요.
단델리온 화이트:(소독약은 챙기고 소독솜은 괜찮겠지 싶다. 붕대도 일부 챙기고 싱크대 쪽으로 향한다. 수도가 공급된다면 물수건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양호실은 위생이 중요한 곳이니 손을 씻기 위한 싱크대도 마련되어 있네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잡이를 돌려보니 물이 나옵니다.
당신과 쥬드는 좀비와 싸우며 더러워진 얼굴과 손을 씻고 싱크대 아래에 놓인 양동이에 물을 담았습니다.
약에 물까지, 정말 큰 수확이네요.
들어갈 때와 다르게 양호실에 서 나갈 땐 짐이 양손 가득입니다.
이때…
GM:행운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기준치:82/41/16
굴림:55
판정결과:Regular
탁, 하고 당신의 주머니에서 약 상자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다행히도 소리가 작아서 좀비가 이쪽을 돌아보지 않네요.
다행입니다.
이미지
당신과 쥬드는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당신은 달리아를 품에 안고 일으켜 챙겨온 약을 먹이고,
담아온 물을 이용해 물수건을 만들어 달리아의 이마에 올려주었습니다.
쥬드:이런 사람을 데리고 이동하긴 힘들 것 같은데…
일단 이 친구가 좀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려야겠네요.
그는 당신이 달리아를 정성스레 간호하는 것을 바라보다 나지막이 말합니다.
쥬드:당신은 저 자를 어디까지 믿습니까?
당신이 의아한 표정으로 쥬드를 돌아보자 쥬드는 머리를 몇 번 긁적이고 말합니다.
쥬드:당신들이 둘도 없는 소중한 관계라는 건 아주 잘 알겠지만... 상황이 상황이잖아요.
이런 때일수록 끝까지 믿을 건 나 하나뿐입니다.
내가 왜 혼자가 되었겠습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누운 후 눈을 감습니다.
뜬금없이 그는 무슨 소리를 한 걸까요.
이런 상황일수록 달리아와 서로를 의지하여 역경을 헤쳐나가죠.
… 그런데, 그런데… 쥬드의 말을 들어서일지,
아니면 요 며칠 계 속해서 느꼈던 불안감인지,.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이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것이 그의 스타일이란 것은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지만요.
달리아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까에 비해 열이 내리고 한결 편해진 얼굴입니다.
달리아가 어느 정도 괜찮아진 것을 확인하자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옵니다.
당신은 밤새 걸은 후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채 좀비와 싸워야 했습니다.
피곤한 게 당연하죠.
단델리온 화이트:(분명 그는 제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고, 그걸 제게 알리고자 하지 않음을 안다. 그럼에도 그렇게 큰 문제의식은 느끼지 못 했다. 구태여 죽을 생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필사적으로 살 생각도 없는 놈을 두고 가지 않는 녀석을 굳이 의심할 필요가 있는가? 설령 그 끝에 가서 저를 배신하고 혼자 살아남을 계획이라고 한들 휘둘려주지 않을 생각도 없건만. 물론 그 끝이 본인의 희생 같은 거라면 막을지도 모르겠다. 흐려지는 생각을 뒤로하고 잠을 청한다.)
당신은 아까처럼 달리아의 옆에 누워 그의 옆모습을 바라봅니다.
지금 잠이 든 달리아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달리아를 바라보다 당신 역시 잠이 듭니다.
이미지
당신은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 목소리는 쥬드와 달리아의 목소리 같네요
희미하게 눈을 떠보니 교실엔 두 사람이 없는 게 복도로 나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GM:듣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듣기
기준치:75/37/15
굴림:41
판정결과:Regular
쥬드:… 그렇지 않으면 말해버릴 거야, 네가….
뭘 말한다는 걸까요?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게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당신이 둘을 말리러 나가봐야할까 하고 생각 한 순간.
귓가를 찢는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당신이 황급히 교실 문을 열고 나가자 보이는 것은 새벽 어스름이 깔린 복도에 총을 든 달리아와,
... 총에 맞아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즉사한 쥬드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달리아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달리아 블랙:… 젠장.
내가 다 설명할게. 설명할 수 있어. 그러니까…
아, 그런데, 설명을 할 시간이 있을까요.
어둑한 복도 너머로 총성을 들은 좀비들의 무리가 복도 양쪽에서 당신과 달리아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눈으로 어림잡아도 스무 마리는 넘어 보여요.
교실 안으로 들어가려 고개를 돌렸지만 운동장 쪽에서도 좀비들이 학교 건물로 달려오는 게 보입니다.
도망가긴 이미 늦었어요.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포기할까요?
그런데 돌연 달리아가 당신을 강하게 밀치더니,
당신을 캐비넷 안에 밀어 넣고 문을 잠급니다.
당신은 뭐라 저항할 새도 없이 달리아에 의해 캐비넷에 갇혔습니다.
문을 열려고 해보았지만 문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웠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열리지 않습니다.
캐비넷에 가로로 작게 난 틈을 통해 피곤하게 웃는 달리아의 얼굴이 보입니다.
달리아 블랙:미안, 단델.
그렇게 말한 달리아가 꺼내드는 것은, 어제의 그 곰인형.
당신이 뭐라 말을 할 찰나도 없이 어느새 복도를 가득 메운 좀비들 사이로 달리아의 모습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좀비들의 외마디 비명소리들 사이에 노랫소리가 복도에 이질적으로 울려 퍼집니다.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좀비들이 소리를 따라서 일제히 한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 복도에서 좀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새벽의 캐비넷 안은 춥고 어둡습니다.
마트에서 인형을 챙길 때부터 달리아는 좀비들을 소리로 유인할 작정이었나 봅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고,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넷의 문이 열리며,
당신 앞에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달리아가 서있습니다.
달리아 블랙:단델.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당신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는 달리아를 바라보자,
당신의 머리에 이스트베일의 그 서재에서 보았던 문장이 스쳐지나갑니다.
아, 이제 갑자기 이상하게 굴던 달리아의 그 모든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당신의 눈앞에 있는 달리아는, 감염자입니다.
GM:이성 판정. (1/1d3)
단델리온 화이트: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53
판정결과:Regular
GM:이성 1 감소.
도대체 언제부터일까요?
달리아는, 이제 곧 좀비로 변해버리는 것일까요?
혼란스러워하는 당신에게 달리아는, 몇 번 콜록대며 피를 토해 낸 후에 말합니다.
달리아 블랙:최소한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비밀로 하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
...... 나를 죽일 건가, 단델리온?
단델리온 화이트:(이상했던 상태, 비정상적인 공격성. 어렴풋이 예상은 했지만 어쩐지 아니길 바랐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길, 바랐다? 왜? 살아가길 바랐나? 이 뭣같은 세상에서 둘이? 의외로 머리는 놀랍도록 차갑고 이성적이었다. 피에 젖은 잿빛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넘긴다.) 너는 어떡하고 싶지?
달리아 블랙:만약, 네가... 내 이야기를 들을 마음이 있고, 지금 당장 나를 떠나지 않을 계획이라면... (그렇게 말하면서도 부지런히 쥬드의 가방과 옷을 뒤져 식량과 약 등을 챙긴다. 어차피 이런 건 죽은 인간에게는 필요 없으니까.) 가면서 이야기하지. 이제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어.
단델리온 화이트:그래, 궁금하기는 하군. 언제부터 언제까지 숨길 생각이었는지. (숨을 길게 내뱉는다. 챙길 만한 것들만 급하게 챙겨든다.) 가지.
이미지
학교를 빠져나오자 동이 트더니 주위가 환해지고,
쭉 이어지던 아스팔트 도로 대신 초원에 난 흙길이 보입니다.
원래 도로였을 길 위에 자동차로 지나간 듯 풀들이 눌린 흔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캘버리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길을 걸으며 한참을 말이 없던 달리아는 마침내 입을 엽니다.
달리아 블랙:… 그 빌어먹을 새끼가 내 가방을 뒤지고 있었어. 내가 감염자라는 걸 알고 식량을 훔쳐 도망가려고 한 거지. 뭐, 당연한가?
아무튼, 내가 그걸 그냥 둘 리가 있겠어? 그래서 막으려고 하니 내 상태를 네게 말하겠다 협박하더군. 내가 뭘 위해 이렇게까지 고생하고 있는데…
같잖은게 자기 수명이나 재촉하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 달리아는 품 안에서 요 며칠간 붙들고 있던 노트를 꺼내 보여줍니다.
달리아 블랙:궁금한게 많겠지만, 이걸 완성하기 전까진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그래도 너무 걱정은 마, 곧 완성되니까. 그러니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 줘.
달리아는 당신에게 그저 기다려달라고만 말하면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아요.
오늘 일이 아니었다면 당신에게 감염자라는 것을 끝까지 밝히지 않았겠죠.
... 당신은 문득 쥬드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저 말은 어디까지 진실일까요.
당신은 아직도 달리아를 믿을 수 있나요?
단델리온 화이트:언제 말하려고. 죽은 뒤에? (잔잔하다. 그래, 그런 생각이었다는 거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마음을 가라앉힐 때 가끔 하던 버릇마냥. 슬슬 끝을 상정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진실의 여부는 이제 문제가 아니다. 신뢰의 문제도 아니었고. 생각은 여전히 같았다. 무엇이 진실이든 그렇군, 하고 말 것을.)
달리아 블랙:안 죽으려고 이러는 거라고만 해두지. (그렇게 말하고선 그저 길을 걷는다. 굳이 말로 전하지 않아도 넌 알고 있을 테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나는 절대로 죽음을 택하지 않아.)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감을 품고, 당신과 달리아는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정오가 될 때쯤, 저 멀리 언덕 위로 십자가가 보여요.
언덕을 오르니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교회가 나옵니다.
아까 본 십자가는 교회 지붕에 달린 것이었나 봅니다.
가까이 가보니 좀비들을 막기 위해 창문에 나무판자를 덧댄 흔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꽤나 오래 전의 것인지 먼지가 끼어 있어요.
달리아는 지도를 들여다보다 당신에게 말합니다.
달리아 블랙:이제 곧 캘버리인가... 여기서 잠깐 쉬었다가 해가 지면 이동하지.
교회의 정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예배당 끝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인기척이 하나 없는 예배당 안은 고요합니다.
예배당 맨 앞에 짐을 풀고 달리아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달리아 블랙:또 이러자니 미안한데, 나는 이걸 완성해야 할 것 같아.
괜찮다면 대신 좀 돌아봐줄 수 있겠나?
단델리온 화이트:네 뜻대로. (피를 쏟은 후 몇시간 안 걸려 좀비로 변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시야 끝에 걸리는 잿빛머리를 뒤로하고 단상쪽으로 향한다.)
예배당의 정면에는 [ 단상 ] 이 있고, 위에 달린 [ 십자가 ] 를 중심으로 양옆에는 [ 피아노 ] 와 [ 계단 ] 이 보입니다.
단델리온 화이트:(단상부터 살핀다. 특별히 눈여겨볼 것이 있나?)
나무로 된 단상은 가슴께까지 오는 높이입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쌓인 단상 위에는 성경이 놓여있습니다.
먼지를 걷어내고 성경을 들어 올리자 사이에 펜이 끼워져있습니다.
펜을 따라 성경을 펼치자, 마지막으로 예배를 드렸을 때 사용했을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GM:핸드아웃 성경 공개.
당신은 이 문장으로 이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드린 예배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멸망이 도래했으니 구원을 바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단델리온 화이트:(신은 무슨. 페이지를 조금 더 팔락대다 흥미를 잃은 모양인지 덮고 피아노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굳이 건반을 두드리는 모험은 삼가도록 한다. 어디에 뭐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
뚜껑이 닫힌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있습니다.
피아노 위엔 사람들이 사용했을 찬미가와 달력이 놓여있습니다.
날짜마다 엑스표가 쳐진 달력은 지금으로부터 일 년 전의 것입니다.
달력을 넘기자 달마다 교회의 중요 행사들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좀비사태가 터진 이후부턴 각 날짜칸마다는 엑스 표시가 쳐져 있는 게,
마치 이 교회 안에서 생존한 일수를 센 것 같습니다.
엑스 표시가 끊긴 날짜는 xx월 xx일,
좀비사태가 일어나고 대략 한 달 후입니다.
이 칸은 엑스 표시 대신 동그라미가 쳐져 있네요.
단델리온 화이트:(동그라미. 이건 무슨 뜻이지? 달력을 만지작대다 내려놓고 그 옆, 위에 달린 십자가를 올려다본다.)
예배당 중앙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높고 까마득해요.
십자가에 손을 대어보니 어라, 뭔가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십자가의 뒷면에 손을 넣어보니 차갑고 울퉁불퉁한 감촉들이 느껴지는 게…
열쇠 묶음입니다.
교회의 열쇠들을 여기에 두었나 보네요.
단델리온 화이트:('열쇠묶음을 획득했다!' 흔한 게임 속 문구가 들리는 듯했다. 그런 걸 마음 놓고 즐겨본 적이 언젯적이었는지. 까마득한 향수를 털어내고 계단을 살핀다.)
좁은 나선계단입니다.
위층의 다락방으로 향하나 봅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 기도실 ] 이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단델리온 화이트:(기도실. 검에 손을 얹은 채 슬쩍 열어 본다.)
문이 안에서 잠긴 건지, 잘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당신은 아까 얻은 열쇠들을 하나하나 끼워 맞춰보았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엄청난 악취가 느껴집니다.
당신은 이 악취가 슬프게도 익숙합니다.
지독하게도 맡아온, 시체가 썩는 냄새입니다.
GM:이성 판정. (0/1)
단델리온 화이트: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43
판정결과:Regular
GM:이성 감소 없음.
당신은 눈살을 찌푸리고 소매로 입을 틀어막은 후 어둑한 기도실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좁은 기도실 안을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아니, 이제는 썩어 백골이 되어가는 시체들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시체들의 정 중앙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피워낸 향로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교회에서 삶을 이어가다,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이곳에서 단체로 생을 마감했나 봅니다.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구원을 바라면서 말이에요.
그들의 마지막 기도대로, 그들의 영혼은 구원받았을까요?
GM:관찰 판정.
단델리온 화이트:
관찰력
기준치:80/40/16
굴림:91
판정결과:실패
기도실을 뒤로하고
몸을 웅크리고 미친 듯이 노트에 무언갈 적어 내려가는, 이젠 익숙한 그 뒷모습이에요.
한참을 제 일에 열중하던 달리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신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달리아 블랙:완성했어, 단델. 드디어…
한참을 당신을 끌어안고 말이 없던 달리아는 당신에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달리아 블랙:너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자신이 있나?
단델리온 화이트:내가 너 아니면 누구를 믿지?
달리아 블랙:그래, 좋아. 어디서부터 이야기하면 좋을지 모르겠네.
아, 그 기묘한 연구실을 지났을 때를 기억하나? 약이고 뭐고 싹 털려있던 거기 말이야. 거기서 보고서 하나를 읽은 뒤로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뭔가가 꿈에 나와서 거래를 제안하더라고.
내가 감염된다는 조건 하에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을 알려주겠다더군. 나는 그걸 수락했고, 감염됐어.
그걸 위해 지켜야 했던 조건은 2가지. 감염되고서 완전히 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100시간. 다른 하나는… 공식이 완성될 때까지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을 것.
이게 다야. 간단하지?
단델리온 화이트:(열에 들뜬 것 같은 소리를 잘도 하는군. 다만 제가 아는 그는 이런 허황된 소리를 근거 없이 입에 담지 않는다. 그러니 특별한 의심도 없다. 의심이 향해야 한다면, 그 거래를 제안한 사람. 또는 존재. 문득 아까 성경에서 읽은 신이라는 개념이 떠오른다. 신과 악마. 흔한 종교적 개념이자 신념. 초자연적인 것. 움직이는 시체─좀비─부터가 이미 제가 알아왔던 상식 밖의 것이었으니 이제 와 무슨 일이 일어난들 놀랄 것도 아닌가 싶었다.) 그렇군. (짤막한 대답. 한 마디로 납득을 드러내고 환희가 드러난 뺨을 가볍게 문지른다.) 그래서, 결론은?
달리아 블랙:결론은 내가 그 공식을 완성했다는 거지. 물론 너도 알다시피, 난 인류를 위해 희생하는 짓 따윈 하지 않아. 내가 바랐던 건… (네 손을 겹쳐잡고선 제 뺨을 가볍게 문지른다.) 고작 이런 거지. 너와 내가 살아남는 미래. 하지만 이대로면 결국 누구 하나는 감염되어 죽거나 식량 문제로 죽어버릴 테니까, 그래서…
… 이런 말도 안 되는 도박을 한 거야. 이해가 돼?
단델리온 화이트:너답군. (하아. 이런 때마저 도박이라니. 안도감이 섞인 한숨을 내뱉고 피곤해 보이는 눈가를 마저 문지른다.) 치료제를 만들려면 캘버리에 도착을 해야 하는 거겠고. 내 생각이 맞나?
달리아 블랙:그래. (노트를 가볍게 흔들어 보인다.) 이걸 전달해야 치료제를 만들 수 있겠지.
말을 마친 달리아는 손목시계를 들여다봅니다.
달리아 블랙:이제 16시간 정도 남았나. 캘버리까지는 하룻밤만 걸어가면 될 테니... 해가 지면 출발하지.
최대한 빨리 가는게, 낫기야 하겠지만… 이젠 내가 한계야.
달리아가 당신에게 힘들다는 말을 먼저 꺼낸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인 것 같네요.
힘들 만도 하지요,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로 그 ‘치료제’를 적어 내리느라 달리아는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웠으니까요.
말을 마친 달리아는 예배당 중앙에 옷가지 몇 개를 펴고 그 위에 쓰러지듯 눕습니다.
바닥에 누운 달리아는 당신을 올려다보며 말합니다.
달리아 블랙:잘 자라고 해줄래?
단델리온 화이트:.... 잘 자.
당신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달리아는 눈을 감고 기절하듯 잠에 빠졌습니다.
예배당 안은 고요하고,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창틈 사이로 비치는 오후의 나른한 햇빛에 의해 십자가의 그림자가 예배당에 길게 깔리면서,
십자가의 음영은 공교롭게도 잠든 달리아를 가로지르네요.
잘 자라는 당신의 인사 때문일까요, 아니면 마침내 노트를 완성해서일까요.
노트를 껴안고 바닥에 웅크려서 곤히 잠든 달리아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하고,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당신과 달리아가 함께 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은 앞으로 16시간.
내일 당신이 잠에 들 땐 달리아가 없이 혼자 잠들어야 하겠죠.
이미지
주변은 온통 붉은 빛으로 일렁입니다.
달리아 블랙:이제 진짜 마지막이야. 곧 나가자.
당신과 달리아는 끼니를 해결하고, 함께 걷는 마지막 여정을 떠났습니다.
밤이 되고, 별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
자동차나 건물의 불빛도, 공장의 매연도 없는 밤하늘은 맑고 선명합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보면 쏟아질 듯한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은 매우 아름다워요.
안전지대가 정말로 가까워졌는지,
이따금 지나치는 표지판들은 캘버리 교도소로 향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둘은 언제나처럼 한참을 걸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손목시계를 들여다본 달리아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달리아 블랙:저길 봐. 도착했어.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선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고,
그 반대편으로는 캘버리 교도소, 당신들의 목적지인 안전지대가 보입니다.
이 긴긴 여정의 끝이 보여요.
작게만 보이던 캘버리는 이제 꽤나 시야에 가까워졌습니다.
달리아 블랙:이제 한 시간 정도 남았네. 꽤 여유롭게 도착했군.
들어가기 전에… 일출이나 같이 볼까.
단델리온 화이트:급하다고 하지 않았나? 여유롭게 도착했다고 해도 무슨 돌발상황이 있을지 모르니 서두르는 편이 낫지 않겠어? (그렇다고 한들 네가 원하는대로 해줄 생각이지만. 의사를 한 번 묻는다.)
달리아 블랙:너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전달해 주겠지. (네 손을 잡고선 해가 잘 보이는 자리로 잡아끈다.) 안 그래?
당신과 달리아는 주변의 적당한 곳에 손을 잡고 서로에게 기대어 앉아 지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맞잡은 달리아의 손은 이제 인간의 것이 아닌 것처럼 차갑게 느껴져,
당신은 달리아의 손을 더욱 힘주어 잡았습니다.
저 먼 초원의 지평선 너머로 밤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며 해가 뜨고, 주변이 차츰 따듯한 빛으로 물들어갑니다.
달리아 블랙:그러고 보니, 좀비로 변했다 돌아온 사람은 기억이 있을까 없을까? 비슷한 상태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치료제 개발은 얼마나 걸릴지... 그동안 밖에서 지낼 생각을 하니 끔찍한걸.
단델리온 화이트:태평하기도 하지. 일이 제대로 안 흘러가면 어쩔 셈인데. (원래 서로 반대이지 않았나? 잔소리를 하는 건 언제나 그였고 저는 가끔씩 한두 마디 던지는 수준에 그쳤었는데. 쓸데없이 타박이다. 잡힌 손을 천천히 엄지로 문지른다. 치료제가 완전히 개발될 때까지는 멀쩡히 살아있어야겠군. 오늘도 생명을 연장할 수밖에.)
얌전히 기다릴 건가?
달리아 블랙:그 안은 지내기 좀 낫겠지. 그동안 난 밖에서… 글쎄, 이성을 잃고 살 테니 내 생각대로 될지는 모르겠다만. (슬슬 감각이 멀어지는군. 피가 안 도는 건지, 그저 제어권을 잃어가는 건지… 어느 쪽이든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닌가.) 어디 하나 잘라먹지 않고 있어보지.
그러니 다시 만날 날을 기념할 술이라도 준비해둬. 내 취향은 잘 알잖나.
단델리온 화이트:딱히 살 의지도 없는 놈한테 자꾸 무언가를 쥐여 주지. (상대에 대한 책임으로 시작하여 책임으로 끝맺는다. 어쩌면 그조차도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든 저를 이 세상에 붙잡아 두려는 시도. 그게 목적이라면 아주 제대로 이룬 셈이다.) 내가 너 때문에 명줄이 준다. 줄어. (아니지. 는 건가? 하지만 그의 배로 근심과 걱정도 깊어졌으니 아무래도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다.)
성공적으로 치료된 뒤에.
달리아 블랙:그래, 다 나은 뒤에. (결국 웃음을 터트린다. 저 '내가 못 살아' 얼굴은 언제 봐도 재밌단 말이야. 저 얼굴을 더 보고 싶어서 이런 선택을 했다고 하면, 너는 더 알 수 없는 얼굴을 하려나. 아... 그것도 정말 즐거울 것 같은데.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님을 알지.) 다시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되면.
두사람은 그렇게 손을 잡고 동이 트는 것을 오래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하다면 바랄 것이 없겠어요.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흐르고, 동이 튼 주변이 환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
달리아는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당신에게 노트를 건네줍니다.
달리아 블랙:이제 잠시 이별해야겠네.
약속해. 꼭 데리러 오겠다고.
단델리온 화이트:반드시.
안녕,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당신은 등을 돌려 안전지대를 향합니다.
당신은 눈앞의 까마득히 높은 콘크리트 벽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비로소 당신은 안전지대에 도달했습니다.
수많은 생존자들이 당신을 반겼지만 당신 곁에 달리아는 없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것이 좀비 사태 이후 처음이건만,
당신은 그 어느 때에도 느낀 적 없는, 답답함을 느낍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 당신이 안전지대에 합류하고 수 주가 지났습니다.
연합정부는 노트의 내용이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라는 것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몇몇 학자들이 이 공식을 본 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노트의 공식을 사용한 실험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치료제의 이름은 노트의 작성자인 달리아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 과정 동안 수십 개의 사본이 만들어지고 오늘에야 비로소 당신의 손에 노트의 원본이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겨를이 없어서 펼쳐보지도 못했던 노트는 여러 사람들의 손을 타 처음보다 더욱 낡고 너덜거립니다.
당신은 이제야 달리아가 남긴 노트를 펼쳐보았습니다.
한 장, 한 장 노트를 넘기면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모국어로 적힌 것 외에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당신은 노트를 빠르게 넘겨 마지막 장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노트의 맨 마지막장에 적힌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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